2006년 10월 15일 (월)
아침식사를 하는곳이 없어 어제갔던 해장국집으로 갔고, 선지해장국을 시켰다. 선지가 소의 피를 응고시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듣고,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선지가 내장부위 정도 될 것이라 생각했지, 피일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하지만 선지에는 다량의 철분과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여행에 지친 몸에 활력을 줄 것이란다.
식사 후 짐을 다시 정리하고 문경으로 가는 국도에 자전거를 올렸다. 페달을 밟은지 얼마 안 되어, ‘임란북천전적지’라고 있다.
상주에서 자전거 박물관에만 가본 게 허전하여 들어가 보았다. 이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들과 싸운 최초의 격전지로, 900여명이 분연히 순국한 호국성지이다.
이곳 바로 옆으론 MTB코스가 펼쳐져 있었고, 전국체전의 MTB경기는 이곳에서 치러진다. 그 코스위로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짐을 싣고 급경사를 올라간다는 것은 무리가 있고, 시간 역시나 없었으므로, 아쉽지만 다음으로 미루어여 했다.
다시 문경으로 향한다. 어제보다는 조금 나아진 기분이다. 어제 하루 달리면서 조금씩 감을 잡아가고 있고, 엉덩이 아픈것도 조금씩 적응이 되어가고 있다. 선지해장국의 위력이 발휘되는 순간인가??
문경, 단양, 충주, 제천 이곳에는 참으로 볼거리가 많다. 문경새재, 단양팔경, 도담삼봉, 충주호, 박달재, 수안보, 촬영장. 언젠가 꼭 가보려고 했지만, 이번 역시 아니었다. 문경으로 들어가긴 하지만, 문경새재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안동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곳에 꼭 가보리...
3번국도와 34번국도가 교차하는 곳. 직진을 하면, 문경새재부터 시작하여 볼거리가 쏟아져 나오고, 여기서 34번 국도를 타면 예천방향으로 가는것이다. 아쉽지만, 예천으로 향한다. 가는 중 지방도를 타고, 용궁면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회룡포’라고 하여, 가을동화의 첫 부분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가을동화의 그 아름다운 배경을 잊을수가 없어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가을동화’라는 유명한 드라마 촬영지라, 안내가 자세히 되어있을것이라 생각했고, 회룡포의 대략적인 위치만 파악한 채, 그곳으로 간 것이다.
뱀같이 꼬불꼬불한 급경사의 산을 하나 넘으며, 우리를 보고 놀란 진짜 뱀을 만나기도 했다. 회룡포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선 전망대에 올라야 하는데, 도로가 나있는게 아니라, 등산을 해야했다.
그곳까지 갈 시간은 없었다. 완벽한 S라인을 그리면서 흐르는 강의 모습을 못 본것이 아쉽다. 그 강의 일부만 보았지만, 너무 아름다웠다. 모래벌판과 강, 그리고 철판다리.
마을사람들은 이 철판다리를 뿅뿅다리라고 한다.
문제는 도대채 가을동화를 어디서 촬영을 한것인지 알수가 없었다. 적어도 가을동화 1~3편은 다시 봤어야 했고, 인터넷으로 정보도 얻고 갔어야 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같것이 문제이긴 했지만, 적어도 드라마 촬영을 한 곳이라면,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고, 안내정도는 되어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부러 먼곳에서 찾아왔는데, 그 정도의 배려는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후기를 쓰는 지금 가을동화를 다시 돌려보지만, 도대체 내가 가본곳이 어디인지 알수가 없다.
인터넷에서 용궁면 및 구룡포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은 보면서, 이곳이 잠깐 왔다가 가는 그런곳이 아니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나름대로의 이야기들이 많았고, 둘러보기 위해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에 이곳에 다시 올 기회가 온다면, 그땐 철저히 준비해서 이곳을 방문할 것이다.
다시 페달을 밟았다. 원래는 다시 국도가 있는곳으로 나가서 국도를 타고 예천읍을 지나서 안동 하회마을로 들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회룡포에서 시간을 좀 많이 쓴 탓에 하회마을로 가는 제일 짧은 지방도를 이용하기로 했다. 점심시간을 넘겼고, 햇빛이 따가웠기 때문에, 지치기에 딱 안성맞춤이었다. 그리고 지방도는 국도에 비해 여러 길이 만나기 때문에 집중을 해야 한다. 엉뚱한 길로 가서 다시 되돌아 오기도 하며, 힘들게 하회 마을로 향할 수 있었다.
하회마을 앞의 은행나무 길이 아름답다.
일단 점심시간을 넘겼기 때문에, 점심을 먼저 먹어야 했다. ‘목석원’이라는 곳이 있었다. 헛제삿밥을 주문했는데, 그건 미리 예약을 받아서 한단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그래서 산채비빔밥을 먹었다. 내 기억으론 대구에서 먹은 전주비빔밥이 더 맛있었던것 같다.
목석원이라면 제주도에서 가보았던 그 목석원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제주도의 목석원은 말 그대로 나무와 돌을 테마로 했지만, 이곳은 장승이 테마이다. 무형 문화제인 장승쟁이 김종흥 선생의 작업장이자 전시장인것이다. TV에도 몇 번 나오셨다고 하는데, 나는 기억이 안난다.
99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하회마을을 방문했을때, 같이 축배도 하고, 장승도 선물했다고 한다. 그가 세운 장승은 2700개 가량. 음악에 맞춰 현란한 동작으로 10분만에 장승을 깍아내는 퍼포먼스도 연출한다고 한다.
밥도 먹고, 좋은 구경도 하고, 안동마을로 내려갔다.
자전거를 타고 마을로 들어갔는데, 전통마을에 MTB를 탄 우리들이 들어가니 참 대조적인것 같다. 이것은 마치 대도시에 선비복장을 하고 말을 타는 것과 같지 않을까..? 이곳은 풍산유씨들이 600여년간 살아왔고, 탤런트 류시원 또한 이곳 출신이고, 부모님댁 또한 이곳 하회마을에 있다고 한다.
가옥이 400채가 넘어간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집이 그집인것 같고, 자세히 다 둘러볼 시간도 없고, 대강 둘러보았다. 하회마을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하고 왔더라면, 더 와닿는게 많았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회룡포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없어 빨리 떠나야 하는게 아쉽다. 하지만 강나루 아래로 내려가면서 짧은 거리였지만 다운힐도 하였다.
전통마을의 강나루 내려가는 길에서 다운힐이라... 정말 대조적이다^^
강위에 산책하기 좋은 길을 따라 하회마을을 빠져나갔다.
하회마을에서 나와 안동시내로 달린다. 아마 안동역 근처에 가면 늦은 오후가 될것같다.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달리는 이 기분은 예전에도 느껴본적이 있다. 전남 투어 때 해남에서 진주로 돌아오던 중 아마 하동을 달리고 있을 때와 거의 동일하다. 동쪽을 향해 달리고 있었고, 내 오른쪽으로는 논이 펼쳐져 있고, 그 속엔 황금빛으로 빛나는 벼들이 추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내 뒤론 태양이 내 등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 그때 생각을 하며 기분좋게 달리고 있다.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체력이 좋았었기 때문에, 별로 힘들지 않게 달렸던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은 힘들다. 뭔가 답답한 느낌이다. 공기가 건조했는지, 아니면 대기중에 먼지가 많았는지, 코기 간질간질 하다.
안동시내로 접어들었고, 각종 차들 사이를 무식하게 폭주하였다. 내일은 영덕방향으로 가니까 안동시내의 동쪽방향에 숙소를 잡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계속 국도를 타고 달렸다. 안동역 부근에 가니 모텔이 하나둘 보인다.
오늘은 방 잡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도 걸리는게 있구만... 전국체전하는 팀들이 안동에 까지 왔단다. 축구팀이다. 대부분의 여관과 모텔들이 단체예약을 받았다. 아이구.. 뒷골이야... 한 모텔에 들어가니, 가격은 저렴한데, 방이 좁고 침대방이라서 자전거를 넣기가 애매할것 같다. 주인 아주머니가 다른 모텔은 소개 해주시며, 그곳은 선수들이 예약을 안했다고 하신다. 그곳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이곳도 자전거를 지하에 두라고 한다. 최대한 애원하는 표정을 지으며... 자전거 열쇠도 없구요. 우리는 열쇠같은거 안가지고 다녀요. 그리고 이거 비싼거구요. 우리는 자전거를 집안에 둔다말이에요. 아주머니는 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시고, 아저씨는 할 수 없다는 듯 허락을 해주신다. 일단 성공!!
짐을 풀어 놓았다. 이 모텔은 하나의 장점이 있었다. 컴퓨터가 있어서 인터넷이 된다는 점. 아쉽게도 CD-RW는 없었다. 그래서 모 사이트에 파일을 압축해서 업로드를 시켜놔야 했다. 업로드를 걸어놓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은 만두전골. 가격이 좀 비싸긴 했지만, 든든하게 먹었다. 마트에 가서 먹을거리를 좀 사고, 방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월요일. 주몽 하는 날^^ TV를 보며 기다렸다가 주몽을 보고, 인터넷으로 코스 검색을 좀 한뒤 12시가 다되어서 잠이 들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dst 106.97km
av 19.8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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